Monday, July 25, 2011

수포자를 위한 교양 수학 따라잡기 05

지난시간까지의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http://bp-math.blogspot.com/ 요쪽으로ㅋㅋ

자, 오늘은 드디어 지금까지보다는 훨씬 자유도가 있는 수집합을 만들어볼 차례입니다!
지난시간에 배운 정수는 자연수보다는 운신의 폭이 넓었지만, 그래도 여전히 곱셈쪽이 미묘했죠. 곱셈에 대한 역원을 제대로 포함하지 못했으니까요. (=나눗셈이 안된다.)

요걸 가능하게 해봅시다. 아, 0에 대한 곱셈의 역원은 일단 생각하지 맙시다(..)

정수는 ..-m, -(m-1), -(m-2), ... -2,-1,0,1,2, .. (m-1), m, m+1 .. 요렇게 나갔죠?
곱셈의 항등원을 1이라고 하면, k라는 정수에 대한 역원은 1/k 이 되겠죠.

그럼 우리의 새로운 집합은 k라는 정수들 뿐만 아니라 1/k 이라는 정수도 포함해야 합니다. 이걸로 끝일까요? 논~논~논~
1/k도 원소고, 1,2,3,4,5 등도 원소니
요것들의 곱도 커버해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니 사실상 우리가 필요한 집합은 일반적으로

정수 p,q 에 대해, p/q 꼴로 나타낼 수 있는 모든 수를 포함해야만 하는 겁니다.
근데 1/2 = 2/4 = 3/6 이런 식으로 겹치는 원소들이 있으니.. 사실상 서로 소인 정수 p와 q만 생각해주면 됩니다 요걸 Reduced form 이라고 하죠. (..한글용어로는 모르겠습ㅠ)

이 집합을 우리는 유리수 라고 합니다. 영어로는 Rational number라고 하죠. (영어쪽 용어가 훨씬 멋지지 않나요. 합리적인 수! .. 물론 유리수도 이성이 있는 수라는 의미니까 의미는 같긴 한데..) 집합기호로는 보통 Q를 많이 씁니다.

집합 Q의 특징이라면..

1, 필드 (..체 라는 우리말도 있긴 합니다) 입니다. 즉, 가감승제가 모두 자유롭고, 분배/교환/결합법칙을 덧셈과 곱셈 모두에 대해서 쓸 수 있습니다. 어지간한 연산이 다 된단 얘기. 첫시간에 어떠한 수집합이 괜찮은 수집합인가 인지에 대해서 다뤘죠? 우리는 드디어 필드가 요구되는 특성을 모두 만족하는 최초의 집합을 만들어낸 셈입니다!

2, 순서가 있는 필드 (Ordered field) 입니다. 어떠한 필드에 가 순서가 있다. 라고 하려면, 그 필드의 순서는 같은 방향으로의 어떠한 연산들을 가하더라도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는 거죠.
a < b 라고 하면 .. 양쪽에 같은 수를 더하건(혹은 빼곤), 같은 수를 곱하건 (나누건) 부등호의 방향은 같아야만 한다는 얘기. 이때 양변에 같은 음수를 곱하면 부등호의 방향이 반대로 된다는 제보가 있었는데.. ㅇㅇ 맞는 얘기입니다. 근데 음수를 곱한단 얘기는 0을 기준으로 반대쪽에 대칭을 만든단 얘기죠. 수들간 순서가 있다면, 거울대칭은 이 순서를 뒤집어야 합니다. 그러니 음수를 곱하면 부등호의 방향이 바뀌는건 결국 순서가 있는 집합이라면 당연하게 발생해야 하는 현상이죠.

3, 거리공간입니다. (저는 물론 영어쪽 용어인 Metric space 가 훨 뽀대난다 생각합니다 ㅡㅡ) 2번에서는 순서 에 대한 얘기를 했잖아요? 근데 사실은 순서라는건 실제로는 어디에 위치시키건 상관이 없죠 .. 예를 들면 흔히 여자친구 혹은 남자친구랑 내가 좋아, 쟤가 좋아? 라던가, 날 얼마나 좋아해? 라는 낮 간지러운 질문들 주고 받잖아요? (..) 전자가 바로 순서에 대한 거라면, 후자가 바로 거리에 대한 겁니다. 즉, 전자의 질문은, 실제로는 쟤보다 아주 미세한 만큼만 더 좋아해도 '니가 당연 더 좋지 ㅇㅇ' 라고 대답하는게 아무런 논리적 하자가 없다는 얘기.

3-1, 거리공간은 거리함수 d(x,y) 가 정의되어야만 합니다. .. 말이 어려워 보이는데... 임의의 두 원소가 있을때, 이 둘 사이가 실제로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 숫자로 알려줄 수 있어야 한다는 얘기. 이 함수는 무슨 특징이 있어야 하냐 하면....

1) 어떠한 x,y에 대해서도 d(x,y) >= 0 즉, 0이상어야 합니다. 만약 d(x,y)=0 이라면 이건 x=y 인 상황을 의미해야만 합니다. (즉, x,y가 서로 다르다면 항상 0보다 커야만 합니다.)
2) d(x,y) = d(y,x) .. 비교대상들이 같다면 함수에 집어넣는 순서는 상관이 없어야 합니다.
3) x,y,z 에 대해 d(x,y) + d(y,z) >= d(x,z) 가 성립합니다. Triangular inequality 라 하죠. 시작점, 도착점, 그리고 중간지점이 있다고 할 경우, 시작점에서 도착점으로 바로 가는게, 중간지점을 들리는 경우보다 거리가 짧다라고 생각하시면 이해가 쉽습니다. (중간지점이 시작과 도착까지의 직선상에 있다면... 등호가 성립하겠죠>)

3-2. 거리함수는 하나만 있는게 아니라 굉장히 다양하게 있을 수 있습니다. 극단적인 경우로 x,y가 서로 같으면 0, 다르면 1인 .. Binary function 도 거리함수가 될수 있습니다! (증명은 쉬우니 직접 해봅시다~ :)

3-3. 수많은 거리함수중, 가장 인기있는 건 역시.. 두 수의 차의 절대값이죠. d(x,y) = |x-y| .. 요러한 거리함수로 정의된 거리공간을 유클리드 거리공간 이라고 합니다. 수학과 관계된 일을 하지 않는다면 용어를 말하는것만으로도 당신의 간지가 열배 상승함을 보장할 수 있는 간지 용어죠. 사실 대부분의 경우 유클리드 거리공간이란건 우리가 아는 일반적인 체계이기 때문에 별 의미가 없다는 점에서 허세용어이기도 합니다 ㅋㅋ

4. 사실 이게 자연수/정수 와는 다른 유리수의 가장 중요하고도 이쁜 성질중 하나인데... Q는 조밀합니다. 이게 뭔말이냐 하면... 서로 다른 두 수 x, y 를 유리수 집합에서 뽑았어도, 그 사이에 다른 유리수 z가 존재합니다!
.. 요건 Q의 정의에 의해 자명한데... 위에서 정의한 거리함수에 의하면 (x+y)/2 는 항상 x랑 y 사이에 있잖아요? 근데 x,y 가 유리수라면, x+y 도 유리수여야 하고, 이걸 2로 나눈 값도 유리수여야 하죠.
조밀한 수는 조밀하지 못한 수보다 훨씬 유용합니다. 이를테면 우리가 봤던 영화에 점수를 준다고 할 때.. A라는 영화에 100점 을 줬고, 이걸 기준으로 다른 영화들에 점수를 준다고 합시다. .. 점수를 매기는 영화수가 많다보면 99점을 주는 영화 B가 있을 수 있습니다. .. 근데 요번에 새로본 영화 C는 99점주기엔 잘된것 같고, 100점 주기엔 A에 밀리는 거 같단 말이죠. .... 이럴때 자연수/정수 만을 이용해선 답이 안나옵니다. 그냥 99나 100점 주고 넘어가는 쪽으로 타협해야죠.
하지만 유리수를 쓰게 된다면, 99.5 정도 주고 넘어가면 그만입니다. 설령 그 다음에 보는 영화 D가 A랑 C 중간 정도에 있다고 해도.. 이번엔 99.25 같은 점수를 줄 수 있습니다

일단 오늘은 여기서 스탑. 유리수는 사실 중요한 체계이니까 담시간엔 한번 더 다루고 넘어갈께요. 특히 수학 배우면서 가장 재미있는 이야기 중 하나인 유리수 집합의 크기 에 대해서 알아볼껍니다.

아, 수학은 진짜 볼때마다 너무 아름다운 것 같아요 ㅠㅠ

피드백 / 질문 / 감상 등은 언제나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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